Created: Wednesday, 02 May 2018 11:49 | Rate this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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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 Reviews

Jong-Yeob JO, Review of The Last Marx (1881-1883): An Intellectual Biography, donga, May 02, 2018.

 

“불평등 존재하는 한 마르크스주의는 영원하다”

 


해외에서는 마르크스를 기념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트리어, 영국 맨체스터 등지에서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관련 행사를 연다. 영국 철학자 루퍼트 우드핀 등이 마르크스주의를 그래픽으로 소개한 책을 올해 1월 냈고, 영국의 역사학자 그레고리 클레어스도 지난달 ‘마르크스와 마르크시즘’을 출간했다. 다만 국내 마르크스 연구자들의 학술문화제 ‘맑스 꼬뮤날레’는 격년으로 열리는데, 올해는 열리지 않는 해다.
마르크스주의는 1990년대 사회주의권의 붕괴 이후 ‘한물 간 사상’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기도 했지만 21세기 들어서도 꾸준히 재조명되고 있다. ‘생각하는 마르크스’(북콤마)를 펴낸 백승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동구권이 몰락하고 유럽 좌파 사회운동이 약화되면서 정치적 신념으로서 마르크스주의의 입지는 좁아졌지만 역으로 사상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되살릴 기회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본주의는 그 모습이 시대에 따라 변하면서도 세계를 독특한 방식으로 하나로 묶어내고 있으며, 그 방식을 본격 연구하기 시작한 인물이 마르크스”라며 “사회를 과학의 분석 대상으로 삼은 마르크스의 업적은 뉴턴이 신학의 세계를 벗어나 물리학으로 우주를 보도록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 위기를 분석하는 데 마르크스 경제학이 여전히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제무식자, 불온한 경제학을 만나다’(나름북스) 등을 낸 김성구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시장이 최적의 균형을 달성한다는 주류 경제학에는 근본적으로 주기적 경기순환과 공황을 설명하는 이론이 없다”며 “2008년 경제위기가 금융 분야에서 터진 건 과잉자본에 금융화의 길을 터 준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보기술(IT) 혁명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부작용을 우려하는데, 이는 마르크스가 예견했던 노동의 축출과 이윤율 저하 경향의 연장선에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에 번역 소개된 책 중에는 ‘마르크스 전기’(전 2권·노마드)가 눈길을 끈다. 옛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부설 마르크스·레닌주의연구소가 1973년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펴낸 책이다.

마르첼로 무스토 캐나다 요크대 교수가 2016년 쓴 ‘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산지니)도 번역 출간을 앞두고 있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청년 마르크스’(감독 라울 펙)는 1844년 아내 예니와 함께 프랑스 망명길에 오른 마르크스가 파리에서 프리드리히 엥겔스를 만나고 노동운동을 주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백승욱 교수는 “마르크스주의는 프랑스혁명의 이념적인 계승자”라며 “현실의 불평등과 모순이 사라지지 않는 한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마르크스주의의 이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르크스주의는 페미니즘, 생태주의 등 여러 사상과 대화하며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며 “이 같은 시대의 주요 화두와 결합돼 더욱 활발하게 연구하고 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