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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2与另一个马克思——马塞罗·默斯托访谈 [MEGA2 Yu Ling Yi Ge Ma Ke Si——Ma Sai Luo. Mo Si Tuo Fang 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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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소외 개념에 대한 재논의

1. 들어가는 말
소외는 20세기에 가장 중요하게 또 널리 논쟁 되었던 주제 중의 하나다. 그 리고 카를 마르크스의 이론화가 이 논쟁들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반 적인 생각과는 달리 소외 개념 자체는 직선적으로 발전하지 않았고,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마르크스의 소외에 대한 사고를 담은 원고들이 출판되면서 이 이론상의 변화와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소외라는 용어의 의미는 20세기를 거치며 여러 차례 변했다. 신학 담론에서 소외는 인간과 신과의 거리를 일컬었다. 사회계약론에서는 개인의 원초적 자유 가 상실되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영국 정치경제학에서는 재산소유권의 이전 을뜻했다. 소외에대한체계적인철학적입장은G.W.F. 헤겔에서처음나타 났다. 『정신현상학』(1807)에서 헤겔은 ‘entäusserung(말 그대로 자기외부화 혹은 자기포기)’와 ‘entfremdung(疎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정신이 객관성 영역에 서자신이아닌것으로되는것을표현했다. 소외문제전체는계속주로좌파 헤겔주의자들의 저술들에서 다뤄졌다. 그리고 루트비히 포이어바흐가 『기독교 의 본질』(1841)에서 종교적 소외 이론을 다뤘는데, 인간이 자신의 실재를 상상 속의신에게투영한다고주장하여소외이론발전에크게기여했다. 그후소외 는 철학적 사고에서 사라졌다. 19세기 후반기 동안 어떤 주요 사상가들도 소외 에큰관심을보이지않았다. 심지어마르크스도살아있는동안출판한저작들 에서 소외라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제2인터내셔널(1889-1914) 마르크 스주의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기 동안 몇몇 사상가들이 나중에 소외와 연결되는 개념들을 발 전시켰다. 에밀 뒤르켕은 『사회분업론』과 『자살론』에서 노동분업이 거대하게 확대되면서 사회적 결속을 보장하던 규범들이 위기에 이르는 일련의 현상들을 나타내는 ‘아노미(anomie)’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또한, 생산과정에 거대한 변화 를 수반하는 사회적 동향이 독일 사회학자들의 사고에 근간을 이뤘다. 게오르 크 지멜은 『화폐의 철학』(1900)에서 개인들을 압도하는 사회 제도들과 인간관 계에서의 점증하는 비인간화(impersonality)에 큰 주의를 기울였다. 한편, 막스 베 버는 『경제와 사회: 공동체들』(1922)에서 사회 내 ‘관료화’ 현상과 인간관계에 서의 ‘합리적 계산(rational calculation)’ 현상에 대해 썼는데, 그는 이 두 가지를 자본주의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저자들은 소외를 멈출 수 없는 흐 름으로 보았다. 그들은 현존 사회 정치 질서를 개선하고자 하는 희망에 의해 이끌린 것이지, 존재하는 질서를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었 던 것이다.

2. 소외의 재발견
소외이론은 죄르지 루카치에 의해 재발견되었다. 그의 책 『역사와 계급의식 』(1923)은 마르크스의 『자본론』(1867)의 특정 구절들, 특히 ‘물신숭배’에 대한 장을 언급했다. 그리고 ‘물화(Reification)’라는 용어를 사용해 노동 행위가 인간 을 대상화하고 외부의 자율적 법칙을 통해 인간으로부터 독립해 인간을 지배 하는 현상을 묘사했다. 하지만, 그 핵심에서 루카치의 이론은 물화를 구조적으 로 주어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여전히 헤겔 이론과 비슷했다. 훨씬 나중에 프랑스 번역판(Lukács, 1960)이 출간된 이후 그의 이론이 학생들과 좌파 활동가 들 사이에 광범위한 반향을 얻게 되자 루카치는 장문의 자기비판이 담긴 서문 (1967)을 달아 재출판하기로 결정한다. 그 서문에서 그는 “『역사와 계급의식』은 헤겔처럼 소외와 대상화(objectification)를 지나치게 동일시했다”(Lukács, 1971)고 설명했다.

1920년대 이 주제에 집중했던 또 다른 저자는 이삭 루빈이었다. 그는 『마르 크스의 가치론에 대한 논설』(1928)에서 물신숭배이론이 “마르크스의 경제체계 전체와 특히 가치론의 근간”(Rubin, 1972)을 이룬다고 주장했다. 이 러시아 저자 의 입장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의 ‘물화(Reification)’가 “상품, 즉 자본주의 경제의 실제(real fact)”이며(Rubin, 1972: 28) 이는 “단지 생산관계의 ‘신비화’ 혹은 ‘환상’ 뿐 아니라 ‘물질화’와 연관돼 있다. 이것은 현대 사회경제 구조의 특징 중 하나 다. …물신숭배는단지사회적의식을나타내는현상일뿐아니라사회적존재 를 나타내는 현상이기도 하다”(Rubin, 1972: 59). 이 글들을 썼던 시대를 고려했을 때 탁월한 선견지명과 통찰력에도 불구하 고 루빈의 저작은 마르크스 소외이론과 유사점이 크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루빈의 입장은 서방에서 그의 책이 1972년 영어로 (그리고 영어에서 다 른 언어들로) 번역된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침내 소외 개념이 혁명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는 이전에 출판되지 않았던 마르크스 청년기 저작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가 1932년 출판된 것이었다. 이 책은 순식간에 20세기 동안 가장 널리 번역되고 배포되고 토론된철학저서중하나가되었다. 이책은마르크스의경제학사상이구축되 던중요한시기동안, 즉정치경제학이성립될때소외이론이중심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1) 마르크스는 소외된 노동(entfremdete Arbeit)2)이라는 범주를 통해 소외 문제를 철학, 종교, 정치 영역에서 물질생산의 경제 영역으로 까지 확대했을 뿐 아니라 경제 영역이 다른 영역에서의 소외를 이해하고 극복 하는 데 핵심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에서 소외는 “생산자로부터 독립된 하나의 독립적인 힘, 하나의 낯선 존재”로 노동생산물이 노동자들과 대립하는 현상으로 제시되었다. 그의 생산물 속에서 노동자 소외가 지니는 의미는 그의 노동이 하나의 대상, 하나의 외적 실존으로 된다는 것뿐 아니라, 그의 노동이 그의 외부에, 그로부터 독립되어, 그에게 낯설게 실존하며, 그에게 대립하는 자립적인 힘이 된다는 것, 즉 그가 대상에게 부여했던 생명이 그에게 적대적이고 낯설게 대립한다는 것이 기도 하다(Marx, 1992b: 324).

이 일반적인 정의와 더불어 마르크스는 노동자가 부르주아 사회에서 겪는 소외의 네 가지 형태를 나열했다. (1) “자신을 압도하는 힘을 지닌 낯선 물건”인 자신의 노동이 창출한 생산물로부터 소외, (2) “직접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적대 적”이며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Marx, 1992b: 77) 자신의 노동 행위로부터 소 외, (3) “자신에게 낯선 존재”로 변한 “인간이라는 유(類)적 존재”로부터 소외, (4) 다른 인간들, 그들 노동에 대한 관계, 그리고 그들 노동의 대상으로부터 소 외(Marx, 1992b: 80)3)가 그것이다.

헤겔과 달리 마르크스에게 소외는 대상화 그 자체와 유사한 것이 아니라 임 금노동과 노동생산물이 생산자들과 적대하는 대상으로 변하는 특정 경제 형태 내의특정한현상이었다. 이두입장이가지는정치적차이는매우크다. 헤겔 이 소외를 노동의 존재론적 표현이라고 본다면, 마르크스는 소외를 자본주의라 는 특정한 생산 시대의 특징이라고 여겼고 이 소외는 “사유재산으로부터 사회 를 해방시키는 것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Marx, 1992b: 83). 마르크 스는 제임스 밀의 『정치경제학 요소』에 대한 발췌를 담은 수고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노동은 자유로운 표현이고 따라서 삶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사유재산제도 아래서는 생존을 위해, 생존의 수단을 구하기 위해 일하기 때문에 노동은 삶의 소외다. 나의노동은삶이아니다. 더욱이나의노동은나의삶이될수있기에, 노동을통해내개성의특수한성격이확인될수있다. 노동은참되고활동적인 자산이될수있다. 사유재산제도아래서는내개성은내가노동을혐오하는수 준까지내개성이소외되고노동은나에게고문이다. 노동은사실더이상활동 의 외양에 지나지 않고 바로 이런 이유로 노동은 내적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부의 강제적 요구에 의해 부과된 강제노동일 뿐이다(Marx, 1992c: 278). 이렇듯 심지어 단편적이고 때때로 주저하는 듯한 초기 저작들에서조차 마르 크스는 항상 소외를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 관점에서 논했다.

3. 비(非)마르크스주의자들의 소외 개념들
그러나 역사적, 비존재론적인 소외개념이 다시 부상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20세기 초, 소외 현상을 다룬 저자들 대부분은 소외를 인간 존재의 일 반적 양상이라고 여겼다. 예를 들어, 마틴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1927)에서 소외를 순수하게 철학적 개념으로 접근했다. 그의 소외 현상학에서 하이데거가 사용한 범주는 ‘전락(fallenness)’인데, 인간 존재를 존재론적으로 구성하는 현존 재(Being-There, Dasein)가 참되지 않은 주변세계에 순응하여 그 자체를 잃어버리 는 것을 뜻한다. 하이데거에게 “세계로 전락한다는 것은 서로 함께 존재(Being- with-one-another)하는 것을 의미하며 서로 함께 존재하는 것은 잡담, 호기심 그 리고 애매함에 의해 이끌린다”. 이는 마르크스의 이론적 전제의 핵심이었던 공 장 노동자들의 조건과는 매우 다르다. 특히 하이데거는 이 ‘전락’을 “나쁘고 개탄스러운 존재론적 상황으로, 아마도 인간문명의 더욱 발전한 단계에서는 없 앨 수 있는” 것으로 여기지 않았으며 오히려 “세계내존재(Being-in-the- world)의 실존주의적 모습으로, 존재론적 특징”(Heidegger, 1962: 220-221)4)으로 보았다. 하 이데거를 좋아하지 않았던 허버트 마르쿠제는 마르크스의 저서들을 잘 알고 있었는데, 소외를 자본주의 생산관계의 표현이 아니라 대상화 그 자체와 동일 시했다. 1933년 출판한 한 논문에서 그는 “노동의 고됨이라는 특성은”(Marcuse, 1973: 25) 단지 “특정한 사회기술적 노동구조 속에서 수행되는 노동의 특정 조 건”(Marcuse, 1973: 16-17)에 기인한다고 볼 수 없으며 노동의 근본적인 특징 중 의 하나라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계 옆에 서 있건, 기술적 계획을 세우건 조직적 수단들을 고려하며, 과학적 문제들을 조사하고,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등 노동에서 노동자는 항상 ‘사물 (the thing)과 함께’다. 인간의 행위에서 심지어 자신이 자신의 대상을 통제할 때 조차 인간은 사물의 지시를 지키고 자신을 복속시키고 사물의 법칙을 따른다. … 각각의 경우에 인간은 ‘자신과 함께’가 아니다. … 심지어 이런 행동이 자신의 자유롭다는 삶에서 진행된다고 해도 인간은 ‘자신이 아닌 것’과 함께이다. 이런 인간 존재의 외재성과 소외는 …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없다(Marcuse, 1973: 25).

마르쿠제는 “인간 존재의 중요한 핵심”에 속하는 “근원적으로 부정적인 노 동행위”(Marcuse, 1973)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소외에 대한 비판은 테크놀로지 와 노동 일반에 대한 비판이 되었고 소외의 극복은 인간들이 생산활동에서는 부정되는 자유를 획득하는 유희의 순간에만 가능한 것이라고 여겨졌다. “공을 한번쳐올렸을때, 노는사람은기술적노동의가장강력한성취와는비교할 수 없이 높게, 대상화(objectification)를 뛰어넘는 인간 자유의 승리를 성취한 다”(Marcuse, 1973: 14-15).『에로스와 문명』(1955)에서 마르쿠제는 인간해방은 오직 노동의 종말과 리 비도(libido)의 실현, 그리고 사회관계속에서의 유희를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 고 주장하여 마르크스의 소외 개념과는 확연히 다른 입장을 취했다. 마르쿠제 는 생산수단의 공동소유에 기반을 둔 사회에서 소외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가 능성을 폐기했다. 임금노동뿐 아니라 노동 일반이

인구 대다수가 통제하지 못하고 개인들이 생존하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따라 야 하는 개인들과는 독립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어떤 기관을 위한 일이다. 그리고 노동은 노동분업이 전문화될수록 더욱 소외된다. 희열 없이 그리고 즐거움의 원 칙과 반대인 … 소외 속에서 인간들은 일한다(Marcuse, 1966: 45).

인간들이 저항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상식은 사회에 의해 부과된 ‘수행원칙’ 이다. 마르쿠제의 눈에는

성(sexuality)과 문명 사이의 갈등이 지배의 발전과 함께 나타났다. 수행원칙의 지배아래몸과마음은소외된노동의도구가되었다. 몸과마음은인간유기체 의 본 모습인 리비도적인 주체-객체의 자유를 욕망하는 것을 포기할 때 이런 도 구로 기능한다. … 인간은 소외된 수행을 위한 도구로 존재한다(Marcuse, 1966: 46-47).5)

따라서 물질생산이 평등하고 합리적으로 조직되더라도 “노동은 결코 자유와 희열의 영역이 아니다. 자유와 성취를 규정하는 것은 노동 밖의 영역이 다”(Marcuse, 1966: 156). 마르쿠제의 대안은 마르크스에게는 중요한 프로메테우 스 신화를 폐지하고 디오니소스의 관점에 다가가는 것이다. 즉, “에로스의 해 방”(Marcuse, 1966: 155)이다. 『문명과 그 불만』(1929)에서 비억압적인 사회조직 은 인간관계에서 확보된 문명 수준을 위험하게 퇴보시킬 것이라고 한 프로이 드와는 달리, 마르쿠제는 본능의 해방이 기술적으로 선진적인 “자유사 회”(Marcuse, 1966: 198)에서 인류에 봉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면 이는 진보의 행진을 위해서 유리할 뿐 아니라 “새롭고 지속가능한 노동관계”(Marcuse, 1966: 155)6)를 창조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어떻게 새로운 사회가 도래할 것 인지에 대한 그의 주장은 분명하지 않았고 유토피아적이었다. 마르쿠제는 기술 지배 일반에 반대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 따라서 그의 소외에 대한 비판은 더는 자본주의 생산관계를 직접 겨냥하지 않았고, 사회변화에 대한 그의 생각 은 매우 비관적이어서 노동계급을 자본주의체제를 수호하는 주체로 보았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두 주요 인물, 막스 호르크하이머와 테오도르 아도르노 역시 극심한 사회통제와 대중매체에 의한 필요의 조작을 통하여 일반화된 소 원(estrangement)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켰다. 『계몽의 변증법』(1944)에서 그들은 “기술적 원리는 지배의 원리 그 자체다. 기술적 원리는 사회 자체로부터 소외 된 사회의 폭력적 성격이다”(Horkheimer and Theodor: 121)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현대자본주의에서 심지어 자유롭고 일하지 않는 여가시간의 영 역도 재생산 메커니즘에 흡수되었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외 개념은 정신분석학에서 길을 찾았다. 정신분석학 으로소외개념을다룬이들은, 인간이자연과문화중하나를선택해야하며 문명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인간은 반드시 필수적으로 자신의 충동을 버려 야 한다는 프로이드의 이론에서 출발했다(Freud, 1962: 62). 일부 심리학자들은 이 갈등이 유발하는 선택의 결과로 특정 개인들에게 나타나는 정신병을 소외 와 연결시켰다. 그래서 모든 광범한 소외 문제는 단지 주관적인 현상으로 축소 되었다.

정신분석학으로 소외를 가장 본격적으로 다룬 저자는 에리히 프롬이었다. 다른 정신분석학자들과 달리 그는 소외의 발생을 자본주의 역사적 맥락과 결 코 분리시키지 않았다. 그의 책 『건전한 사회』(1955)와 『에리히 프롬, 마르크스 를 말하다』(1961)에서 그는 소외개념을 정신분석학과 마르크스주의 사이의 가 교를 놓기 위해 사용했다. 그러나 프롬도 마찬가지로 언제나 주관성에 강조의 중심을 두었고, “개인들이 자신을 이방인으로 체험하는 경험의 양상”(Fromm, 1965a: 111)이라고 자신이 요약한 그의 소외 개념은, 초점이 개인들로 너무 협 소하게 맞춰져 있었다. 더욱이 마르크스의 소외 개념에 대한 그의 이해는 오직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에만 기반을 두고 있어서 마르크스의 사고에서 소 외된 노동이 가지는 특별함과 중심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 이 빈틈 때문에 프롬은 (노동자들이 노동과정에서 또 노동생산물과 관련하여 체험하는) 객 관적 소외에 마땅한 무게를 실지 못했고, 그로 하여금 솔직하지 못하게도 근본 적인 구조적 관계들에 대해 무시하는 입장으로 나아가게 했다.

마르크스는 노동계급이 가장 소외받는 계급이라고 믿었다. … [마르크스]는 소외가 대다수 인민들의 운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 오늘날 점원, 세일즈맨, 경영자가 숙련 육체노동자보다 더 소외되어 있다. 숙련 육체노동자의 기능은 계속해서 숙련도, 신뢰성 등과 같은 특정한 개인적인 특성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의 ‘개성’, 미소, 거래상의 판단을 팔도록 강요당하고 있지 않다(Fromm, 1961: 56-57).7)

비(非)마르크스주의 소외 이론 중의 중요한 흐름 하나는 장 폴 사르트르와 프랑스 실존주의자들과 연결돼 있다. 사실 1940년대는 전쟁의 공포가 아로새 겨져 있었고 양심의 위기(crise de conscience)로 인해 소외 개념이 부분적으로는 알렉산드르 코제브의 신헤겔주의(Kojève, 1980: 86)의 영향 아래 철학과 서사문 학 모두에서 재부상했다. 그러나 다시금 소외 개념은 마르크스의 사고에 비해 훨씬보편적인것, 사회속인간의광범한불만과동일한것, 개별인간과경험 세계에서 분리된 것이 되었고, 그리하여 극복할 수 없는 인간 조건(condition hu- maine)이 되었다. 실존 철학자들은 소외의 사회적 기원을 제시하지 않고 소외를 필연적으로 모든 ‘사실성(facticity)’(당연히 소련의 실패 경험이 이런 관점을 강화 시켰다)과 인간 타자성(humna otherness)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1955년 장 이폴리트는 실존주의 경향의 가장 중요한 저작 중의 하나에서 이 입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소외]는 마르크스가 이해했던 것처럼 자본주의 아래 인간 소외 개념으로 환 원할 수 없어 보인다. 이는 고립된 존재(cogito)로 여겨질 수 없는 더 보편적인 인간의자기의식성의한특정사례에불과하다. 그자기의식성은스스로를그 것을 구성하는 언어 속에서만 그리고 자기가 인식하고 또 때때로 의절하기도 하 는다른존재속에서만인식할수있다. 하지만, 타자를통해자신을발견하는 이런 방식, 즉 대상화는 항상 자신을 잃어버리고 동시에 자신을 발견하는 소외이기 도하다. 따라서대상화와소외는분리할수없고둘의결합은단순히역사의 모든 순간에서 발견되는 변증법적 긴장의 표현이다(Hyppolite, 1969: 88).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생산관계를 반대하는 것에 기반해 인간의 예속화에 대 한 비판을 발전시켰다. 실존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접근에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 마르크스 입장 일부를 구체적인 역사적 비판이라곤 없는 단순히 철학적 논쟁 속으로 흡수하려고 함으로써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Mészáros, 1970: 241).

4. 마르크스의 소외에 대한 초기 저작 논쟁
프랑스에서 발전한 소외논쟁에서 마르크스의 이론은 큰 주목을 받았다. 하 지만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만 주로 언급되었고 심지어 루카치가 그의 물 화(reification) 이론을 구축할 때 참고했던 『자본론』의 내용도 거론되지 않았다. 더욱이 논자들은 『1844년 수고』의 몇몇 문장들을 전체 맥락에서 떼어내 선정적 으로 인용하였다. 그리고 (대개 『자본론』은 읽지도 않은 채) 『자본론』의 경제결정 론을 비판하며, 그것과는 매우 다른 자유롭고 철학적인 ‘새로운 마르크스’가 존 재한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했다. 『1844년 수고』에 기반해 프랑스 실존주의자들 은 노동자들의 인간 유(類)로부터 그리고 다른 노동자들로부터의 자기소외 (Selbstentfremdung) 개념을 대단히 강조했다. 그런데 이 현상들에 대해 마르크스는 초기 저작에서 논의할 때마다 항상 객관적 소외와의 연관 속에서 논의했다.

똑같은 분명한 실수가 전후 주도적인 정치이론가 중의 하나인 한나 아렌트 에게서도 나타났다. 심지어 『인간의 조건』(1958)에서 그녀는, 마르크스가 『1844 년 수고』에서 언급한 소외 형태 중 주관적인 소외 하나만 분리해 자신의 입장 을 도출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주장했다. 수탈(expropriation)과 세계소외는 동시에 발생한다. 무대의 모든 배우들의 의도 를 철저히 무시하는 현대(the modern age)는 세계로부터 인구의 특정 계층들을 소외시키는 것으로 시작됐다. … 그리고 마르크스가 생각했던 자기소외가 아닌 세계소외가 현대의 특징이 되었다(Arendt, 1958: 253-254).

그녀가 마르크스의 원숙기 저작들에 대해 친숙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마르 크스가 “자본주의 경제 내 세계소외의 함의를 전혀 모르지는 않았다”고 인정하 며 그녀가 언급한 것이 단지 마르크스의 아주 초기 저널 기사인 “목재 절도 단속법에 대한 논쟁”(1842)일 뿐, 『자본론』의 훨씬 더 중요한 수많은 해당 페이 지들이나 그 이전의 예비적 수고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데서 드러 난다. 그래서 그녀는 다음과 같은 놀라운 결론을 내린다. “가끔 보이는 이런 인식은 마르크스 저작에서 작은 역할만 하고 있으며 마르크스의 저서의 내용 은 현대의 극단적인 주관론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Arendt, 1958: 254). 어디 서 또 어떻게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분석에서 ‘자기소외’를 우선시 했는지는 아렌트가 그녀의 저서들에서 전혀 해명한 바가 없으므로 여전히 미 스터리로 남아 있다.

『1844년 수고』의 소외이론은 1960년대 벌어진 마르크스 저작들의 폭넓은 해 석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이 되었다. 이때 초기 마르크스와 후기 마르크스 사이 를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초기와 후기 마르크스를 임의적이 고 인위적으로 대립시키는 이 주장을, 초기의 철학 저서들을 선호하는 사람들 과 『자본론』의 마르크스만이 유일한 마르크스라는 사람들(루이 알튀세르와 러 시아 학자들) 모두 옹호했다. 전자의 경우 『1844년 수고』의 소외이론을 마르크 스 사회이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 반면, 후자의 사람들은 종종 진 정한 ‘소외 혐오증’을 표출하며 처음에는 그 의의를 축소하려 하다가8) 이 전략 이더이상가능해지지않자, 소외라는주제전체가“젊은시절의무분별한헤 겔주의의 잔재”(Schaff, 1980: 21)로, 마르크스가 나중에 폐기했다고 깎아내렸다. 전자에 속한 학자들은 『1844년 수고』는 마르크스가 그의 주요 연구를 시작했 던 26살에 쓴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후자 쪽에서는 새로 출판된 마르크스의 저서들을 통해 마르크스가 소외이론에 대한 관심을 잃은 바가 없고 평생 연구 의 주요 단계들에서 [소외 이론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것이 분명해졌어 도, 여전히 마르크스 소외이론의 중요성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그러는 것처럼 『1844년 수고』의 소외 이론을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 주제로 여기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으로, 이는 단지 마르크스 저작들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9) 반면 새로 출판된 소외에 대한 내용으로 마르크스가 세계적으로 철학 저술들에서 가장 자주 토론되고 인용되는 저자가 되었을때, 이모든논의에대한소련의침묵과이침묵의의미에대한논란은, 소련에서 마르크스의 저작들이 어떻게 도구적 필요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확 실한 사례를 보여준다. 소련과 그 위성국가들에서 소외가 존재한다는 것은 즉 각 부정되었고 소외 문제와 관련된 모든 글은 의혹을 샀다. 앙리 르페브르(H. Lefebvre)는 이렇게 말했다. “소련 사회에서 소외는 더 이상 이슈가 되어서도 안 되고될수도없다. 국가적이유로위로부터의명령에의해이개념은사라질 수밖에 없었다”(Lefebvre, 1991: 53). 따라서 1970년대까지 ‘사회주의 진영’의 아 주 소수의 저자만이 소외논의에 관심을 가졌다.

잘 알려진 서방의 몇몇 저자들도 이 현상의 복잡성을 경시했다. 예를 들어 루시앙 골드만(L. Goldmann)은 당시의 사회경제적 조건들에 의해 소외가 극복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변증법 연구』(1959)에서 그는 소외가 단순히 계획의 영향으로 사라지거나 퇴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물화는 사실 계획의 부 재와 시장을 위한 생산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동구에서는 소비에트 사회 주의, 서구에서는 케인스주의 정책의 결과로 “첫 번째 경우에는 물화가 사라지 고 두 번째의 경우에는 아주 약화”(Goldmann, 1959: 101)될 것이라고 썼다. 역사 는 루시앙 골드만의 예언이 잘못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5. 소외이론의 저항할 수 없는 매력
1960년대에는 소외 이론의 진정한 유행이 시작됐고 소외 이론에 대한 수백 의 책과 기사들이 전 세계에서 출판되었다. 요컨대 소외의 시대였다. 다양한 정치적 입장과 학문 영역의 저자들이 소외의 원인을 상품화, 과잉전문화(over- specialization), 아노미(anomie), 관료화, 순응, 소비주의, 신기술에 의한 자아(sense of self) 상실, 심지어 개인적 고립, 무관심, 사회 혹은 민족적 주변화, 그리고 환 경오염에서 찾았다.소외개념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는 당시의 시대정신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소외개념은 반(反)소련 철학적 마르크스주의와 가장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가톨릭 내 경향들이 만나는 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소외개 념의 인기와 이 개념의 무차별적인 적용은 심각한 개념상의 애매모호함을 낳았 다.10) 따라서소외는몇년지나지않아인간불행의모든영역을포괄하고그 래서 소외를 결코 바꿀 수 없다는 믿음을 포함하는11) 공허한 공식이 되었다.

기 드보르(G. Debord)의 책 『스펙터클의 사회』는 소외이론과 비물질생산에 대한 비판을 연결하여 1967년 출판된 이래, 체제에 맞선 저항에 나섰던 학생세 대들을 진정으로 대변하는 것이 되었다. 소외이론은 비물질생산에 대한 비판과 연결되었다. 사회질서에 대한 동의의 생산(manufacturing of consent)이 여가 산업 으로까지 퍼졌다는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이론에 기반하여 드보르는 비 노동의 영역을 더는 생산활동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본주의 축적이 시초 단계에 있을 동안에 정치경제학은 노동력 유지에 불가결한 최소한만을 받는 프롤레타리아만을 노동자로 상정하며 ‘여가와 인간성 속에’ 있는 노동자를 결코 상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지배계급의 생각은 상품 풍 요의 수준이 노동자들의 추가적 협력이 필요한 수준에 도달하자마자 역전된다. 업무시간이 끝나면, 노동자는 갑자기 생산의 조직과 감시의 모든 측면에서 그토 록 노골적으로 가해지던 총체적 멸시로부터 벗어나 소비자라는 이름으로 지극히 공손하게 어른 취급을 받게 된다. 바로 이 순간 상품의 휴머니즘은 노동자의 ‘여 가와 인간성’을 책임지는데 그 이유는 단지 정치경제가 이제 이러한 영역들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지배해야 하기 때문이다(Debord, 2002: 13).

드보르에게 한편으로 경제의 사회생활에 대한 지배는 기본적으로 “존재(being) 가 소유(having)로 전락”하는 형태를 취하는데 “현 단계”에서는 “소유(having)에 서 표현(appearing)으로의 일반적인 변화”가 있었다(Debord, 2002: 9). 이 생각에 따라 그는 스펙터클의 세계를 분석의 핵심으로 삼는데 “스펙터클의 사회적 기 능은 구체적인 소외생산”(Debord, 2002: 11)으로 스펙터클을 통해 “상품의 물신 숭배는 … 궁극적으로 실현된다”(Debord, 2002: 12). 이 상황에서 소외는 개인들 에게 소비하도록, “지배적인 이미지들과 동일시”(Debord, 2002: 11)하도록 하여 개인들을 자신의 욕망으로부터, 실제 존재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하는 사실상 흥미진진한 경험, 새로운 마약이 되는 수준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스펙터클은 상품이 사회적 삶을 총체적으로 점령하기에 이른다. … 현대의 경 제적 생산은 상품의 독재권을 외연적으로나 내포적으로나 확장시킨다. … ‘제2 의 산업혁명’이 일어난 바로 이 순간에 소외된 소비는 소외된 생산처럼 대중들에 게 의무가 된다(Debord, 2002: 13). 드보르의 부상과 더불어 장 보드리야르(J. Baudrillard) 또한 성숙한 자본주의 에 발생한 사회적 변화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데 소외개념을 사용했다. 『소비 의 사회』(1970)에서 보드리야르는 마르크스주의의 생산 중심성에 대한 강조에 거리를 두며 소비를 현대사회의 근본요소로 보았다. “소비의 시대”에서 광고와 여론조사는 거짓 필요와 대중적 합의를 창조했고 “소비의 시대”는 또한 “급진 적 소외의 시대”라는 것이다.

일반화된 상품논리는 오늘날 노동과정과 물질생산뿐 아니라 전체 문화, 성 (sexuality), 인간관계, 심지어 판타지와 개인적 동기까지를 통치(govern)하게 되었 다. … 모든 것이 스펙터클화되었다. 즉, 다른 말로 모든 것이 이미지와 상징과 소비할 수 있는 모델들로 환기되고 도발되고 지휘된다(Baudrillard, 1998: 191). 그러나 보드리야르의 정치적 결론은 상당히 혼란스럽고 비관적이다. 대규모 사회적 소요에 직면하자 그가 생각하기에는 “1968년 5월의 저항은 대상(objects) 과 소비에 너무 큰 악마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대상과 소비를 구체화시키는” 함정에 빠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비판에 따르면 “소외에 관한 모든 논문들, 그리고 팝과 반예술을 조롱하는 세력들”은 단지 “게임의 일부를 이루는 고소장 에 불과하며 비판적 신기루, 우화를 완성시키는 반(反)우화”(Baudrillard, 1998: 195-196)일 뿐이다. 이제 그는 노동자계급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사회세력이라 는 마르크스주의로부터 멀리 벗어나서 너무 평범하여 단명하게 될 메시아적 호소로 이 책을 끝맺는다. “우리는 1968년 5월처럼 결코 예측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발생할 폭력적인 분출과 갑작스러운 붕괴가 이 백인 대중문화(this white Mass)를 파괴하는 것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Baudrillard, 1998: 196).

6. 북미사회학에서의 소외이론
1950년대 소외개념은 북미사회학계에도 진입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소외라 는 주제에 대한 접근방식은 당시 유럽에서 만연했던 방식과는 매우 달랐다. 주 류사회학에서 소외는 사회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인간의 문제(Clark, 1959: 849-852)로 취급됐고 그 해결책은 사회를 바꾸기 위한 집단적 실천이 아니라 현존하는 질서를 받아들이는 개인들의 능력이 핵심이었다(Schweitzer, 1982: 36-37).

이곳에서도 또한 소외 개념은 분명하고 공유된 개념정의가 내려지기까지 오 랫동안 모호하게 남아 있었다. 일부 저자들은 소외를 창조성을 표현하는 수단 으로 인간의 조건에 전반적으로 내재하는 긍정적 현상으로 보았다.12) 다른 일 반적인 관점은 소외가 개인과 사회 사이의 균열에서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었 다(Schacht, 1970: 155). 예를 들어 세이무어 멜먼(S. Melman)은 소외를 결정의 정 식화와 집행 사이의 분리에서 찾았고 소외가 노동자들과 경영자 모두에게 영 향을 미친다고 보았다(Melman, 1958: 18, 165-166). ≪미국 사회학 리뷰(American Sociological Review)≫에서 소외 개념에 대한 논쟁을 촉발한 『소외의 척도』(1957) 에서 그윈 네틀러(G. Nettler)는 개념을 정식화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사용했다. 그러나 노동조건을 조사할 때의 엄격한 노동운동의 전통과는 아주 다르게 그 의 질문내용들은 과학적 조사의 원리보다는 당시 매카시주의에 더 큰 영감을 받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13) 사실상 그는 미국 사회의 보수적 원칙, “가족주 의, 대중매체 및 대중적 기호, 현 상황, 대중교육, 전통적 종교와 목적론적 세계 관, 국가주의 그리고 선거제도에 대하여 비대중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 는 것”(Nettler, 1957: 674)에 대한 거부를 소외와 동일시했다.

미국 사회학 연구에서 소외개념의 협소함은 멜빈 시먼(M. Seeman)의 「소외의 의미에 대하여」(1959)라는 짧은 글이 발표되면서 바뀌었는데, 이 글은 미국 사 회학분야의모든학자가반드시인용해야할문헌이되었다. 그가정의한소외 의 다섯 가지 주요 형태―무력감, 무의미감(처한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없음을 의미), 무규범감, 고립감, 자기소원14)(Seeman, 1959: 783-791) ― 를 보면 그 또한 소외현상을 기본적으로 주관적인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로버 트 블라우너(R. Blauner)는 그의 책 『소외와 자유』(1964)에서 소외를 “특정한 종 류의 사회배열에서부터 나온 개인적 경험의 질(質)”(Blauner, 1964: 15)이라고 비 슷하게정의내린다. 비록그가행한방대한조사덕분에소외의원인을“대규 모 조직으로의 고용, 모든 산업 사회에서 만연한 비인간적인 관료화”(Blauner, 1964: 3)에서 찾음에도 말이다.

그 후 미국 사회학에서는 소외를 일반적으로 자본주의건 사회주의건 간에 산업생산 시스템과 연결된 문제, 인간 의식에 미치는 영향의 문제로 보았다 (Heinz, 1992: 217). 이러한 접근법의 큰 변화는 궁극적으로 소외를 결정하는 역 사적·사회적 요인들에 대한 분석을 약화시키거나 심지어 제외해, 소외를 사회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병리학적 증상으로 개인수준에서 치유될 수 있다는 과 잉심리학을 만들어 냈다(Geyer and Schweitzer, 1976: xxi-xxii; Geyer, 1982: 141). 마 르크스주의 전통의 소외 개념이 자본주의 생산양식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비 판에 기여한 반면, 사회학 영역으로 제도화되면서 소외는 사회규범들에 적응하 지 못하는 개인적 현상으로 축소되었다. 같은 방식으로, 철학영역에서 가지고 있던 소외개념의 비판적 영역[심지어 소외개념은 결코 초월할 수 없는 한계 (horizon)를 지닌다고 생각했던 저자들에게도]은 이제 환상에 불과한 중립성에 길 을 내주게 되었다(Geyer and Schweitzer, 1976: xx-xxi).

이런 변형의 또 다른 결과는 소외개념의 이론적 빈곤화였다. 인간의 노동행 위와 사회적 지적 존재에 관련된 복잡한 현상으로서의 소외는 학문적 연구의 전문화에 따라 쪼개진 부분적 범주가 되었다(Schweitzer, 1996: 23). 미국 사회학 자들은 방법론적 선택으로 소외에 대한 연구를 어떤 정치적 함축으로부터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과학적 객관성을 확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비정치 적인 ‘변화’는 실제로는 탈이데올로기와 가치중립성이라는 펼침막 뒤에 숨어 서 지배 가치들과 사회 질서를 지지하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적인 함축성을 띠 고 있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와 미국 사회학에서의 소외 개념의 차이점은, 마르크스 주의가 정치적이고 미국 사회학이 과학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주의 이 론가들은 미국 사회의 헤게모니적 가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인 반면 미국 사회 학자들은 현존하는 사회질서의 가치를 세련되게 인간 종족의 영원한 가치라고 치장하며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Horton, 1964: 283-300; Schweitzer, 1996: 23). 미국 학계에서 소외 개념은 정말로 왜곡되었고 소외 개념이 그토록 오랫동안 극복하기 위해 겨냥하고 있던 바로 그 계급의 옹호자로 사용되는 것으로 끝나 버렸다(Horton, 1964).15)

7. 『자본론』과 그 예비적 수고들에서의 소외
마르크스 자신의 저작이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려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역할 을 했다.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에 나타난 초기 강조점들은 새로운 저작들 이 출판되면서 방향이 이동했고 마르크스 사상의 발전과정을 보다 정확하게 재구축할 수 있게 했다. 1880년대 후반기 동안 마르크스는 더는 ‘소외’라는 개념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주된 예외는 그의 첫 번째 책으로 엥겔스와 함께 저술한 『신성가족』 (1985)인데, 부르노와 에드가 바우어에 대한 논쟁들로 이뤄져 있다. 또 역시 엥 겔스와 함께 저술한 『독일 이데올로기』(1845-1846)의 한 문장 정도다. 한때 마 르크스가 『독일 이데올로기』를 출판하겠다는 생각을 버렸기 때문에 그는 1847 년 브뤼셀의 독일노동자동맹에서 행한 강의에 기반을 둔 논문들을 묶은 『임금 노동과자본』에소외이론을소개했다. 그렇지만소외개념그자체는이책에 서 나타나지 않는다. 소외 개념은 그가 겨냥하고 있던 청중들에게는 너무 추상 적인 소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마르크스는 임금노동이 노동자 “자 신의 삶의 행위” 속에 포함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것으로 표현된다고 썼다. 노동력은 “살아가기 위해” 팔 수밖에 없도록 강요된 상품이 다. 그리고 “노동자의 활동에서 나온 생산물은 노동자 활동의 목적이 아니 다”(Marx, 1977: 202).

12시간 동안 천을 짜고 실을 뽑고 구멍을 뚫고 선반을 돌리고 집을 짓고 땅을 파고 돌을 깨고 짐을 나르는 등의 일을 하는 노동자 ― 이 노동자에게 이 12시간 동안의옷감짜기, 실뽑기, 구멍뚫기, 선반작업, 집짓기, 삽질, 돌깨기등이 자기 삶의 발현이자 삶으로 여겨지겠는가? 그와 정반대이다. 그에게 있어서 삶이 란 이러한 활동이 멈출 때, 즉 식탁에서 선술집 의자에서 침대에서 시작된다. 이 와는 반대로 그에게 있어서 12시간의 노동은 옷감 짜기, 실 뽑기, 구멍 뚫기 등으 로서의 의미는 전혀 없고 그를 식탁으로 선술집 의자로 침대로 데려다 주는 벌이 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을 뿐이다. 만일 누에가 애벌레로서의 자신의 목숨을 이어 가기 위하여 실을 뽑는다면 그 누에는 영락없는 임금 노동자일 것이다(Marx, 1977: 203).

1850년대 후반까지 마르크스의 저작에는 소외 이론에 대한 언급이 없다. 1848년 혁명의 패배로 마르크스는 런던으로 망명가야 했다. 런던에서 그는 몇 몇 역사적 주제에 관한 짧은 저작16)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힘을 정치경제학 연 구에 집중했고 다른 책을 출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경제학에 대해 다시 저술을 시작했을 때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그룬트리세』로 더 잘 알려진)에서 그는‘소외’ 개념을한번이상사용한다. 이글은많은측면에서『1844년경제 학 철학 수고』의 분석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거의 10년간 영국 도서관에서의 연구는 그 분석이 훨씬 더 통찰력 있는 것이 되도록 했다.

여기에서 생산물의 사회적 형태, 생산에서 개인들의 역할 및 활동의 사회적 성격은 개인들에게 낯설고 객관적인 것으로 개인들 상호 간의 관계가 아니라 그 들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무차별적인 개인들 간의 상호 충돌에서 발생하는 관계로 개인들과 대면한다. 각각의 개인들에게 핵심 조건이 된 활동들과 생산물 들의 일반적 교환―그들의 상호연관성―은 그들에게는 낯설고 자율적인 하나 의 사물로 나타난다. 교환가치에서, 인간들의 사회적 연계는 사물들의 사회적 관 계로 전환된다. 인간의 능력이 객관적 부(wealth)로 전환된다(Marx, 1993: 157).『그룬트리세』의 소외 개념은 경제적 범주들에 대한 발전된 이해와 더욱 엄 격한 사회적 분석으로 더욱 풍부해졌다. 소외와 교환가치 사이에 형성된 연관 이이중요한측면을보여준다. 그리고현대사회의소외현상에대한가장뛰어 난 구절 중의 하나에서 마르크스는 소외를 자본과 “산 노동력” 사이의 적대에 연결한다.

살아 있는 노동의 객관적 조건들이 주체적 존재로서의 살아 있는 노동 능력에 대하여 분리되고 독립된 가치들로 나타난다. … 살아 있는 노동 능력의 객체적 조건들은 살아 있는 노동 능력에 대하여 자립적인 실존으로 전제되었고, 살아 있 는 노동 능력과는 구별되고 이에 대하여 자립적으로 마주 서는 주체의 객체성으 로 전제되었다. 따라서 재생산과 실현, 즉 이 객관적 조건들의 확대는 동시에 이 들을 노동 능력에게 무차별적이고 자립적으로 마주 서는 낯선 주체의 부(wealth) 로서 재생산하고 신규로 생산하는 것이다. 재생산되고 신규로 생산되는 것은 살 아있는노동능력에대하여자립적인, 즉낯선주체에게속하는것들로서의현 존이다. 노동의 객관적 조건들이 살아 있는 노동 능력에 대하여 주체적 실존을 획득하는 것이다. 즉 자본이 자본가로 된다(Marx, 1993: 461-462).

『그룬트리세』가 마르크스의 소외에 대한 원숙한 이해를 표현하는 유일한 저 술은 아니다. 5년 후 『직접적 생산 과정의 결과들』 ― 또한 ‘『자본론』 제1권: 제1편 제4장, 미출판’(1863-1864)로 알려짐 ― 은 소외에 대한 경제적 분석과 정 치적 분석을 더욱 밀접하게 결합시켰다. 마르크스는 “자본가의 노동자에 대한 지배는사물의인간에대한지배, 죽은노동의산노동에대한지배, 생산품의 생산자에 대한 지배”(Marx, 1976: 990)라고 썼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사 회적 생산성이 자본의 물질적 속성으로 전환”(Marx, 1976: 1058)됨으로써 “노동 의 물질적 조건이 노동자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그것들에 의해 지배받는”(Marx, 1976: 1054) 형태로 나타나는 사실상 “사물의 인격화와 인간의 사물화”가 존재한다. 마르크스의 주장에 따르면 현실에서는

돈이 사물이 아니듯 자본도 사물이 아니다. 돈이 그러하듯이, 자본에서는 사람 들 사이의 특정한 생산의 사회적 관계를 사물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들로 보이게 한다. 혹은 특정 사회적 관계가 사회에서 사물의 자연적 특성으로 보이게 한다. 임금에 의존하는 계급이 없다면, 개인들은 서로를 자유로운 인간들로 대면한다. 잉여가치의 생산도 없다. 잉여가치의 생산이 없다면 자본주의 생산도 없고 따라 서 자본도 자본가도 없다! 자본과 임금노동(이것은 우리에게는 노동력을 판매한 노동자들의 노동을 가리킨다)은 단지 동일한 관계의 두 측면을 표현할 뿐이다. 돈은 노동자 자신들이 판매하는 상품인 노동력을 얻기 위해 교환되지 않는다면 자본이될수없다. 반대로노동은노동이직면하는그자체의물질적조건이 자율적인 힘, 소외된 물건, 스스로 존재하고 유지하는 가치, 즉 간단히 말해 자본 일때만임금노동일수있다. 만약자본이, 그자체의물질적측면에서예를들면 그 자신의 존재를 가지고 있는 사용가치라는 측면에서, 자신의 존재가 노동의 물질적 조건들에 의존하는 것이라면, 이런 물질적 조건들은 동등하게 그리고 공 식적으로 노동을 소외되고 자율적인 힘이 있는 것으로서, 그리고 산 노동을 단지 어떻게든 자신을 유지하고 증가시킬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취급하는 가치 ― 대상화된 노동―로서 직면한다(Marx, 1976: 1005-1006. 강조는 마르크스).

자본주의 생산양식에서 인간 노동은 자본의 가치증식 과정의 한 도구가 되 었는데 이것은 “산 노동력이 자본의 물질적 구성으로 포함됨으로써 자본은 살 아 있는 괴물이 되고 … ‘마치 사랑에 빠진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Marx, 1976: 1007)했다. 이 구조는 생산과정에서의 협력, 과학적 발전과 기계의 도입―그 런데 이 모든 것은 집단 전체에게 속한 사회적 과정임 ― 이 자본주의 질서 아 래 놓인 노동자들에게는 마치 자본의 힘이 자연적인 특성인 것으로 여기게 될 때까지 그 규모를 확대했다.

생산적인 힘들은 … 사회적 노동에 의해 전개되는 … 자본주의의 생산력들로 나타난다. […] 협동과 노동분업의 결합, 자연과 과학의 이용, 기계 같은 노동 생 산물의 이용 등 집단적 단위들 모두가 무언가 소외되고 대상화되며 이미 주어진 것으로 노동자의 개입 없이도 존재하고 자주 노동자들에게 적대적인 것으로 개 별 노동자들과 대면한다. 자본주의의 생산적 힘들은 자신들을 지배하는 노동자 들에게 독립적인 대상으로서 노동도구들의 지배적인 형태로 모두 매우 단순하게 나타난다. 작업장은 일정 정도 노동자들의 결합체임에도 불구하고 작업장 내에 서의 모든 지능과 의지는 자본가들이나 그 대리인들에게 속한 것으로 보이고 노 동자들은 자본주의에 존재하는 자본의 기능으로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Marx, 1976: 1054. 강조는 마르크스).

그런데 이 자본의 과정이 무언가 ‘매우 신비한’ 것이 되어 “이러한 노동 조 건들이 노동자들 앞에 사회적 강제로 산적해 있고 이들 노동조건은 자본화된 형태를 띤다”(Marx, 1976: 1056). 1960년대 초반, 『자본론 제1권, 제1편, 제4장, 미출판』(1863-1864)의 보급과 무엇보다도 『그룬트리세』의 보급(Musto, 2008: 177-280)은 사회학과 심리학에서 우세했던 개념과는 다른 소외 개념을 위한 길을 열었다. 이것은 현실에서의 소 외를 극복하기에, 즉 사회운동들과 정당 그리고 노동조합이 노동계급의 노동 및 생활조건 개선하기에 적합한 개념이었다. 이 책들의 출판은 (1930년대 『1844 년 경제학 철학 수고』의 출판 이래) 마르크스의 소외에 대한 저술의 “제2세대”라 고 생각할 만하다. 이는 소외에 대한 새로운 연구에 논리적인 이론적 기반을 제공해주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당시에 세계적으로 폭발했던 엄청난 정치 적·사회적 운동에 반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발판이 되었다. 소외는 철학자의 책들과 대학의 강의실을 떠나 거리와 노동자 투쟁 공간들로 향했고 부르주아 사회 전체에 대한 비판이 되었다.

8. 상품의 물신적 성격과 탈소외
마르크스의 소외에 대한 가장 뛰어난 사고는 『자본론』의 유명한 부분인 ‘상 품의 물신적 성격과 그 비밀’에 담겨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 들이 자신들이 창출한 생산품에 의해 지배되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사람들 사이의 직접적 사회적 관계가 아니라 … 사람들 사이의 물질적 관계이고 물건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Marx, 1981a: 166)이다.

상품형태의 신비성은, 상품형태가 인간 자신의 노동의 사회적 성격을 노동생 산물 자체의 물적 성격[사물들의 사회적인 자연적 속성]으로 보이게 하며, 따라 서 총노동에 대한 생산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그들의 외부에 존재하는 관계[즉, 사물들의 사회적 관계]로 보이게 한다는 사실에 있다. 이와 같은 치환 (substitution)에 의해 노동생산물은 상품으로 되며, 감각적임과 동시에 초감각적 인 것 즉 사회적 사물이 된다. […] 인간의 눈에는 물건들 사이의 관계라는 환상 적인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것은 사실상 인간들 사이의 특정한 사회적 관계에 지 나지않는다. 그러므로그비슷한예를찾아보기위해우리는몽롱한종교세계 로들어가보지않으면안된다. 거기에서는인간두뇌의산물들이스스로의생 명을 가진 자립적인 인물로 등장해 그들 자신의 사이 그리고 인간과의 사이에서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마찬가지로 상품세계에서는 인간 손의 산물들이 그와 같이 등장한다. 이것을 나는 물신숭배(fetishism)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노동생산 물이 상품으로 생산되자마자 거기에 부착되며, 따라서 상품생산과 분리될 수 없 다(Marx, 1981a: 164-165).

이 정의에 내재한 두 요소는 지금까지 토론한 저자들이 가진 소외 개념과 마르크스의 소외 개념 사이에 분명한 차이점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첫째, 마르 크스는 물신숭배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현상으로, 마음의 문제가 아닌 실제 권력의 문제로, 객체를 주체화하는 변환의 결과로 시장경제에 형성된 특 정형태의 지배로 생각했다. 그래서 마르크스의 소외에 대한 분석은 개별 여성 과 남성들의 불안으로 한정되지 않고 그 기반이 되는 사회적 과정들과 생산행 위들로 확대된다. 두 번째, 마르크스의 물신숭배는 생산의 정확한 역사적 실체 인 임금노동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데, 이것은 사람과 사물들 사이의 관계 그 자체가 아니라 특정한 형태를 띤 하나의 객관성으로서 상품형태와 사람 사이 의 관계다.부르주아 사회에서 인간성과 인간관계는 물건들 사이의 성격과 관계로 변한 다. 루카치가 물화(reification)라고 부른 이 이론은 인간관계라는 시점에서 소외 를 표현했다. 반면, 물신숭배 개념은 소외를 상품들의 관계로 다뤘다. 마르크스 의 후반기 저서들에서 소외 이론이 나타났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들에게는 안 된일이지만, 상품의물신적성격이소외를대체한것이아니라소외의한측면 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1844년 경제학 철학 수고󰡕에서 『자본론』 및 그와 연관된 저서들에 이르는 이론적 발전은 단지 소외에 대한 그의 사고를 보다 정확하게 한 것만을 의미하 지 않는다. 마르크스가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수 단들도 재정립되었다. 1844년에 그는 인간존재는 사유재산과 노동분업을 폐지 함으로써 소외를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본론』과 그 예비적 수고들에서 제시되어 있는, 소외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로 가는 길은 보다 복잡하다. 마르크 스는 자본주의는 자본과 자본이 강요한 조건들에 노동자들이 지배받는 체제라 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자본주의는 더욱 발전된 사회를 위한 기반을 창조하고 자본주의의 혜택을 일반화함으로써 자본주의가 열어 놓은 사회 발전의 더욱 빠른길을통해인류가진보할수있을것이라보았다. 마르크스에따르면소수 를 위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노동자 다수 대중에 대한 수탈과 착취를 발생시 키는 체제는 반드시 “생산수단이 공동으로 소유되며 많은 다양한 형태의 노동 력이 완전한 자각 하에서 하나의 사회적 노동력으로 확장되는 자유인들의 연 합”(Marx, 1981a: 171)으로 대체해야 한다. 이런 형태의 생산은 임금 노동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노동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집단적 지배 아래 둘 것이며 노동 을 진정으로 사회적 행위로 바꾸기 때문이다. 이는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 한 투쟁”과는 정반대에 있는 사회 개념이며 이런 사회의 건설은 단지 정치적 과정뿐 아니라 생산영역에서의 전환도 결합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런 노동 과 정의 변화는 그 한계가 있다.

이 영역에서 자유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사회화된 인간, 결합된 생산자들이 자연과의 신진대사를 합리적으로 지배함으로써 그 신진대사 가 맹목적인 힘으로써 그들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 신진대사를 집단 적인통제아래두는것, 그리하여최소의노력으로그리고인간성에가장가치 있고 알맞은 조건들 아래 그 신진대사를 수행하는 것이다(Marx, 1981b: 959). 이 자본주의 이후의 생산체계는, 과학기술의 진보와 노동시간 단축의 결과 로 자본과 이에 결합된 자본법칙들에 의해 지워진 강제적이고 소외된 노동이 필요의 멍에를 넘어 점차 의식적이고 창조적인 행위로 대체되는 새로운 사회 형태를 창출할 가능성을 만들어낼 것이고, 그 사회에서는 사회관계들이 상품과 돈의 법칙에 의해 무작위적이고 무차별적으로 교환되는 것이 폐지될 것이다.17) 그 사회는 더는 자유로운 자본의 영역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 자유의 영역이다.

(번역 최용찬)
(2011년 4월 11일 투고, 4월 18일 심사, 5월 2일 게재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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